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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알림] 독자투고란을 적극 활용해 주세요
  글쓴이 지문반대 글쓴날 2003-07-03 12:52:47 조회 4547

* 아래는 지문날인 거부자인 윤현식님께서 일간지에 기고한
글입니다. 

말씀드린대로 지난 25일 드디어 열손가락 지문날인 제도에 대해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했습니다. 한편 지난 99년 제기한 위헌소송은
아직도 결정나지 않고 있는데 위헌성이 명백하지만 헌법재판소가
파장이 미칠 부담 때문에 결정내리기를 미루면서 시간을 끌고만
있다는 소식이 들려 오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 진정이나 위헌소송이나, 모두 국민의 여론에 의해
압박을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 많은 지문날인 반대자 여러분께서
홈페이지(http://finger.or.kr)를 통해 활동을 재개하셨는데, 꼭
잊지 마시고 언론 독자 투고란도 적극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문날인 반대연대의 대언론 활동은... 냉랭하게 외면당하기
일쑤라서... 지문날인 반대자 한사람 한사람의 투고가 매우
절실합니다.)



지문날인과 살인 용의자 검거

 
지난달 24일 경찰은 영구 미제가 될 뻔했던 살인사건 용의자를
지문감식을 통해 7년 만에 잡았다고 발표했고, 25일에는 이를 다룬
기사가 일간지 사회면을 장식했다. 공교롭게도 25일 지문날인
반대연대는 전국민 열손가락 지문날인 제도가 인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를 들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 지문날인
반대연대의 인권위 진정은 이미 일주일 전에 예고된 상황이었고,
절묘하게도 진정 접수를 하는 날에 맞추어 지문날인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기사가 전국의 독자들을 찾은 것이다. 

시간상의 우연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이번 경찰의 발표에는
의문스런 점이 한둘 이 아니다. 사건은 1996년에 발생하였고, 당시
피의자들의 나이는 두 명이 만 16살이었으며 한 명은 18살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만 17살이 되지 않아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지 못한
상황이었다고는 하나 다른 한 명은 이미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을
나이가 지난 상황이었다. 또한 그 두 명의 경우도 97년 연말이면
경찰청에 열손가락 지문정보가 수집·보관되어 있어야 한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현장에서 발견된 지문을 감식했으나
일치하는 지문이 없어 수사를 미루고 있다가 마침내 2001년 2월에
미제사건으로 처리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자동 지문감식
시스템으로 이렇게 쉽게 피의자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을 어째서 5년
동안이나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다가 미제사건으로 처리하였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또다른 의문점도 있다. 우선 상당한 증거품들이 있었는데, 이들
증거품에서 고작 찾아낸 단서가 지문뿐이었는가 하는 점이다.
오토바이 헬멧 안쪽에서 머리카락 하나도 찾아내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또한 폭행을 당했던 여관 주인으로부터는 어떠한 단서도
얻지 못했는지, 사건 지역 주변의 거동 수상자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졌는지도 의문이다. 만 18살이 넘었던 한 명의 용의자는
지문조차 남기지 않았는지도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 사건은 이런 사실관계에서의 의문보다도 우리 경찰이
얼마나 수사상의 원칙과 국민의 인권을 우습게 여기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열손가락 지문은 단지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기 위해 찍은’ 지문일 뿐이다. 만일 수사를
위해서 어떤 사람의 열손가락 지문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 그게 수사원칙이고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영장주의이기도 하다. 그런데 헌법을 수호하고 법률의
안정성을 지켜야 할 경찰이 임의로 영장도 없이 남의 열손가락
지문을 수사에 사용했다. 기사를 보면, 자동 지문감식 시스템을
일괄적으로 돌렸다는 것이 된다. 나의 지문도 활용되었겠지만 나는
그 과정에서 경찰이나 검찰로부터 어떠한 사전통보도 받지
못했으며, 영장은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범법자 취급을 받고 싶은
생각도 없으려니와 설령 불가피한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내 정보가
영장도 없이 이렇게 막무가내로 사용되는 현상에 대해서 불쾌감과
모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이 이 사건을 영구미제로 만들 뻔했던 것은 지문날인 제도가
있느냐 없느냐와는 관계가 없다. 얼마나 초동수사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했느냐, 그리고 얼마나 과학적인 수사방법을
활용했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이를 마치 국민 열손가락 지문날인
제도가 없었으면 피의자를 잡지 못했을 사건으로 둔갑시키는
경찰의 행위는 자신들의 얼굴에 스스로 먹칠을 하는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열손가락 지문날인 제도를 가지고 있지 않은 독일과
일본이 검거율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는 것에 대해 경찰은
심각하게 반성을 해야 한다. 이제 더는 국민이 국가의 감시구조
안에서 양계장의 닭처럼 관리되어야 하는 시대가 아니다. 

윤현식/지문날인반대연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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